우연히 찾아낸 낡은 Tape 속에 노랠 들었어
서투른 Piano 풋풋한 목소리 수많은 추억에 웃음짓던
언젠가 너에게 생일 선물로 만들어준 노래
촌스런 반주에 가사도 없지만 넌 아이처럼 기뻐했었지
진심이 담겨서 나의 맘이 다 전해진다며
가끔 흥얼거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
오래된 Tape 속에 그때의 내가 참 부러워서 그리워서
울다가 웃다가 그저 하염없이 이 노랠 듣고만 있게 돼 바보처럼
널 떠나보내고 거짓말처럼 시간이 흘러서
너에게 그랬듯 사람들 앞에서 내 노랠 들려주게 되었지
참 사랑했다고 아팠다고 그리워한다고
우리 지난 추억에 기대어 노래 할 때마다
니 맘이 어땠을까 Radio에서 길거리에서 들었을 때
부풀려진 맘과 꾸며진 말들로 행여 널 두 번 울렸을까
참 미안해 이렇게라도 다시 너에게 닿을까
모자란 마음에 모질게 뱉어냈던 말들에
그 얼마나 힘들어 했을지
오래된 Tape 속에 그때의 내가 참 부러워서 그리워서
울다가 웃다가 그저 하염없이 이 노랠 듣고만 있게 돼 바보처럼
<건축학개론>이니 <응답하라 1997>이니
내가 이십대의 나날들을 지내왔던 90년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넘처나는 요즘이다.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사실 나는
그 시절 가슴 절절한 연애 한번 해보지도 못했고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서 정의롭게 싸워보지도
기성세대의 벽 앞에 계란으로 바위치듯 부딛쳐 본 적도 없다.
그저 적당히 평범하고 조금 과하게 찌질했던
늘 무언가가 불만족스러워 늘 고뇌의 포즈를 잡은채로
그게 멋있는거라고 겉멋만 잔뜩 들어있던 찌질한 청춘이었을 뿐...
알고 있다.
기억이란 녀석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의식 저 너머로 흘러가서
과거의 추억이란 이름으로 덧칠하게 되는 순간에는
이미 그 기억은 부풀려지고 과장되고 왜곡되어 버리기 쉽다는 것을...
그래서 불타는 사랑 한 번 해 본적 없는 주제에
그 시간에 두고온 첫사랑 같은거 있지도 않으면서
그닥 아름다운 추억은 커녕 찌질한 짝사랑 몇번으로 끝났으면서
<건축학개론>이니 <응답>이니 하는 추억팔이 후일담에
어느새 감정이 젖어들어 내겐 있지도 않았던
수지나 한가인 같은 첫사랑을 그리워하게 된다.
어쩌면...이런 추억팔이가
사실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을 되살린다기 보다는
부풀려지고 왜곡되어 도리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과거를 부풀리기 보다는
현재를 가꾸어 미래를 부풀려야 옳은 것을
조금은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주일 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에서 줄기차게
김동률의 노래들을 듣고 있노라니
내 아름답지 못했던, 도리어 찌질했던 청춘에게
그 시절 내가 함부로 미워하고 또 함부로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하단 악수 한 번 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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