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 이야기 한 조각

이름에 관한 고찰

셈들 2013. 4. 1. 22:20



이름 # 1

부모성 함께쓰기 하는 분들이 있다.
나야 뭐 그런 운동에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
왜냐면 솔직히 아직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못했으니까..

다만..
우리 아버지 성이 다 알다시피 '심'이고
우리 어머니 성이 '한'이다.
그럼, 부모성 함께 쓰면 나는
'심한재훈' 혹은 '한심재훈'이 되어야 한단 말이다~!!!



이름 #2

한국의 보통 집안들 처럼
우리 집안도 이름 돌림자를 비교적 잘 지키는 집이다.
내 돌림자는 바로 '재' 가운데 이름에 돌림자가 들어간다.

다만..
내 다음 대가 문제인데
이름 마지막 글자로 들어가야할 돌림자가 바로 '보'이다.

참 좋은 이름....먹보, 바보, 떡보...
그나마 건전해 보이는 이름들은 이미
죄다 5촌 7촌 9촌 조카들이 죄다 가져갔고
남은건 얼마 없는지라 생각나는건 딱 하나
심술보...



이름 #3

대학 새내기 시절,
선교단체에서 자기소개하는 시간이 너무 잦았다.
그 중에서도 자주 주문받는 소개방법이 바로 한자이름풀이...
사실 내 이름 들으면 다 알지만
대한민국에서 무척 흔한 이름이고 뜻도 별로 없다. 실을 載, 훈할 薰
이 평범하고 뜻없는 이름을 어떻게 소개하란 말인가..?

고심고심한 끝에 옥편을 뒤지고 뒤져서
훈할 薰 자가 향풀 薰, 혹은 향기 薰도 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 후로는 늘 이렇게 소개하고 다녔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실어 나르는 사람 재훈이에요."
물론 향기보단 퀘퀘한 냄새를 더 자주 풍기도 다니긴 했지만
그럭저럭 소개할 때 인상을 잘 남길 수 있었더랬다.

다만...
나중에 중국 친구들에게 내 이름자를 소개해주었다가
한참 친구들이 나를 비웃었다.
薰자는 역시 향기를 뜻하는 글자 답게 
여자 이름으로 쓰지 남자들은 잘 안쓴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