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밥은 하늘입니다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서 못 가지듯이
밥은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의 별을 함게 보듯이
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
하늘을 몸 속에 모시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아아 밥은
모두 서로 나눠 먹는것.
- 김지하 시, <밥은 하늘입니다>
이 아침, 성만찬에 대해 가장 함축적으로 그려낸듯한 노래 한 자락 선물합니다. 밥이 하늘이듯이, 함께 밥을 먹으며 몸 속에 하늘을 모시듯이, 오늘 모든 가정 가정의 아침 밥상마다 우리 주님께서 임재하시길 기도합니다.
성찬식은 예수의 목표였던 사람과 하나님의 화해와 사람과 사람들의 화해가 어우러진 축제이다. 바로 이 점이 빵과 포도주를 부활한 분의 임재하는 요소로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적 화해의 사건이 실제화되면서 예수라는 결정적인 존재가 함축적으로 나타난다. 예수의 희생에 강조점을 두는 사건 속에서, 바로 그 사건이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고, 공동으로 주고 받고 먹고 마시게 만든다. 그러한 하나님과의 화해,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의 화해 속에 그리스도는 실제로 생생하고 명백하게 경험적으로 현존한다. 이렇게 서로 받아들이며, 기본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며, 공동의 삶을 이루려는 뜻을 알리고, 그리스도의 희생이 강조된 공동식사 속에서 구체적인 정의를 선포함으로써 하나님은 감각적으로 경험될 수 있다.
- 미하일 벨커, <성찬식에서 무엇이 일어나는가?> 중에서